틈새시장 차별화가 살 길이다
국내 반도체 시장의 독점적 최강자는 S전자였다. SKh가 있지만 S전자와 격차가 컸다. 두 회사 간 시장 점유율이나 매출액에서 그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오랫동안 고착화됐다. 예를 들면 2015년에 S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은 50조 원에 달하고, SKh 는 18조 원으로 32조 원의 매출격차를 보였다. SKh 매출액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격차를 보여 S전자를 따라잡는 것이 요원해 보였다. 오랫동안 이 격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에 그 격차가 현저하게 좁혀졌다.
게임 산업의 발달과 자율자동차 등장으 로 대용량 그래픽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고 성능 반도체 수요가 증가했다. 이러한 트렌 드를 미리 감지하고 대비한 곳이 엔디비아다. 또한 고성능 컴퓨팅,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요가 폭증했다. 이렇게 반도체 관련 산업의 흐름을 간파한 SKh는 고성능 첨단 반도체인 HBM (high bandwidth memory) 에 집중 투자했다. SKh는 새롭게 부상하는 HBM 반도체의 틈새시장을 겨냥하고 집중적으로 개발했다. 그 결과 S전자보다 먼저 HBM 반도체 양산에 성공해 엔디비아, 인텔, AMD 등 주요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SKh가 S전자보다 고성능 반도체의 틈새시장을 먼저 선점해 버렸다. 이 틈새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이제 HBM반도체 시장에서 S전자는 추격자 신세가 됐다. 틈새시장 공략으로 SKh는 금년도 6월 기준으로 반도체 부문에서 약 16.4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S전자의 반도체 부분의 매 출액이 28.5조 원으로 절대 액수는 여전히 앞지르지만 그 격차는 과거 32조 원에서 12 조 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러한 성장세 에 힘입어 SKh의 주가 상승률이 경이롭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지난 1년간 S전자의 주가 상승률이 12.9%인데 반해 SKh는 104%에 이른다. 주가 상승률에서 무려 8배 이상의 차이가 났다.
대학교육 시장은 다른 어떤 시장보다도 서열이 고착화됐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학 입학에서 서열이 거의 바뀌지 않고 있다. 대학 평가에서도 숭실의 위치가 수도권에서 중하위권에 고착화되고 있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중앙일보 평가에서도 정체 내지는 하향적인 추세를 보여 안타깝다. 코로나19 이후 산업 및 사회는 광폭으로 변화 되고 있다. 산업의 큰 판이 흔들리고 있다. 오랫동안 고착된 서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지금은 대변혁의 시대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산업구조의 대변화로 인해 고등교육 시장도 재편되기 시작했다. 대학교육도 이에 맞춰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위의 SKh 사례에서 보듯이 숭실에 적합한 틈새 영역을 발굴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지금은 선택과 집중의 시기이다. 산업과 사회구조의 판이 크게 흔들리는 이때가 고착된 서열에서 벗어나 상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고 마지막 기회다.